살며 생각하며/지하철 사랑의 편지
안경 맞추던 날
johnleejw
2011. 4. 30. 10:50
**노안
수년전 안경을 처음 쓸 때의 일입니다.
벼르고 벼르다가 시간을 내어 안경점에 들렀습니다.
여름 이후로 갑작스레 눈의 초점이 흐려지고 자꾸만 손이 눈으로 가곤 했기 때문입니다.
눈의 검사를 마친 후 그 직원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제 눈 괜찮은가요? 요즘 좀 이상합니다”.
안경점 직원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이상한게 아닙니다. 눈이 나빠지는 것이 정상입니다. 노안입니다”.
그 순간 가슴 한 편에 찬바람이 이는 것 같았습니다.
“노안이라니요?”.
“ 그 연세이시면 벌써 노안이 왔어야 했습니다.”.
눈 하나 밝은 것을 자랑으로 삼던 나는
허허한 심정으로 안경을 주문하고는 안경점을 나섰습니다.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나이듦’.
육신의 연약해 짐.
이것을 넉넉하게 받아들이는 지혜를 배워야겠습니다.
그리고 나이다운 성숙을 가꾸어가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