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그네길 세월/사역 이야기

목회의 세월이 남긴 것

johnleejw 2012. 6. 18. 10:55

 

지인의 페북에서

이런 글을 보게 되었다.

 

교회는 큰 교회가 있고, 작은 교회가 있다고 믿는 것은 세상적 가치관 속에서 나온 보편의 생각이다.

그러나 성경에서 말하는 교회는 오직 참교회가있고 가짜 교회만 있을 뿐이다.

그래서 참교회는 숫자의 많음에 따라 결정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진실되게 선포되어지고 그 말씀을 생명처럼 붙드는 신자들이 존재한다면, 그런 교회가 참된 교회가 될 것이지만, 가짜교회는 아무리 숫자가 많다고 해도 하나님의 말씀을 생명처럼 붙드는 자가 없다면, 이름만 있는 가짜 교회일 것이다‘.

 

공감이라고 댓글을 올렸다.

그는 농촌 교회에서 고구마 농사도 짓는다. 그리고 동리사람들과 잘 어울려 사는 목사이다.

 

 

나는 서울 한모서리에서 목회하는 목사이다.

우리 교회에서 교우들과 지낸지가 십수년...

아이들은 자라나서 어른이 되고(서유석 노래 처럼)

청년이 되고 군대를 가고 시집을 갔다.

그렇게 저들과 추억을 공유하며 살아왔다.

 

 

 

단 한번도 예고 없이 주일예배를 빼먹은 적이 없고

교인들의 애경사를 함께했다.

아기들의 돌, 청년들의 결혼식,  개업식, 회갑, 장례식을 비롯한

저들의 희노애락의 현장을 소중히 여기며

전심으로 주님의 은혜를 빌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목회자와 교인을 사랑과 감사함으로 묶어주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모든 것을 잊는 존재이기에.

 

 

그러면 이제 내게 남은 것은 무엇일까 ...

 

 몸이 퇴락한 것과

마음을 할키고 간 진한 상채기들.

그리고 통장의 빚...

 

 

그래도 감사한 것은

살아오면서 좌우로 크게 빗나가지는 않았고

다행스럽게도 그 흔한 이성이나 돈의 스캔들에 휘말리지도 않았다.

목사로서 낯간지러운 패거리 일에 동참하지도 않앗다.

 

그러나 ...

나는 정말 하나님 앞에서 착하고 충성된 종일까.

 

내가 설교하고

내가 가르친 저들은 하나님의 사람으로 자라갔을까.

 

둘 다 자신이 없다.

 

 

 

더구나 내 자신은 더욱 온전한 하나님의 사람으로 변화해온 것일까.

이마저 부끄럼이 남는다.

 

그래서...

덧없이 스쳐간 세월을 탓하는 그런 저녁이 많다.

 

다시금 윗글을 드려다본다.

  ...참교회는 숫자의 많음에 따라 결정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진실되게 선포되어지고 그 말씀을 생명처럼 붙드는 신자들이 존재한다면, 그런 교회가 참된 교회가 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