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그리고 목양/목양 칼럼
나는 잘 사는 사람일까
johnleejw
2013. 6. 20. 11:41
나는 잘 사는 사람일까
목요일 아침, 집에서 총신대로 넘어가는 길은 상큼하다.
이번 학기 출강이 목요 오전으로 잡혔다.
30여 년 전인가.
본래 이즈음을 넘어가려면 가파른 계단 언덕에 양옆으로 나즈막한 집들이 어깨를 대고 붙어 있었다.
이제는 아예 지형이 바뀌고 집들은 대단위 아파트 단지로 바뀐 형편이다.
그 때의 흔적을 애써 찾아보려 해보지만 어려운 일이다.
푸르지오 아파트 단지를 가로질러 이 이방인은 지름길을 택한다.
고만고만한 연령대의 젊은 엄마들이 모여서서 아침 수다를 나눈다. 아마도 아이들 막 유치원차에 실어 보내고 거기에 그대로 뭉친 듯...
출근길에 분주한 사람도 지나친다.
교회의 형편상 여름 이사를 앞 둔 내게
불현듯이 이런 생각이 날아들었다.
‘아 여기 사는 수백가구의 사람들은 적어도 나보다는 잘 사는 사람들이구나’
나름 열심히 분주히 인생길을 살아왔지만 처자식이 편안히 몸 붙일 내 집 한 칸 없다...
교회의 목사로 섬기고 있고 유학의 날도 거쳐 왔고 남들보다 더 큰 비전도 말하며 걸어왔다. 그러나 세상식으로 말하면 '개털'이다. 아내는 그런 나를 가리켜 ‘유명무실’이라고 한다.
김동호 목사의 말을 떠올린다.
‘부자는 돈이 많은 사람이지 잘 사는 사람은 아니다’
그러면-
나는 잘 사는 사람일까...
잘 살아 온 사람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