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hnleejw 2014. 10. 6. 10:00

그가 부럽다

 

9월의 마지막 날, 뜻밖의 전화를 받다.

 

목사님 저 M입니다

전화 저 너머로 부터 생기가 전해온다.

? M목사님. 정말 궁금했네... 소식이 그냥 끊겨서..’

저 잘 지냅니다. 한번 뵈러가려하는데요. 집사람도 함께 갑니다

 

미룰 것이 있는가.

바로 다음 날로 약속을 잡다.

 

약속대로 두 사람이 조용한 교회문으로 들어서다.

표정들이 밝다.

악수하는 손길의 힘이 느껴진다.

우리 아내도 와서 합석하다.

 

피차 적조했던 날들의 자세하고 상세한 얘기는 건너뛰다.

지난 세월 속에서 우리 교회의 부목사로 사역했던 이.

 

그 후 서울 인근 도시에서 개척을 했었다.

그 뒤로 내가 두 번을 방문 했었던가?

 

그러는 동안 그 역시 우여곡절을 겪었다.

대부분의 개척교회들이 겪는 청룡열차 같은 날들을 그도 맞았다.

 

둥글둥글하다기 보다는 예리한 기질의 그...

성경의 교회와 현실 교회와의 괴리에 심히 가슴앓이를 하는 스타일이었다.

더구나 그러는 와중 남매 중 지병이 있던 아이를 떠나보내었다.

 

그리고 어느 날... 연락이 끊겼었다.

 

그리고 수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그 시간들을 뛰어넘어 식사를 했다.

 

그는 말했다.

저도 부교역자 시절을 보내며 여러 목사님들을 모셔봤습니다. 이목사님 만큼 좋은 분은 없었습니다...’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듯 싶다. 고맙다.

그러나‘좋은 목사가 답은 아님을 이제 알아간다.

더구나 그것은 지극히 상대적 평가이지 무슨 절대 가치로 논해진 것도 아니기에.

 

무엇보다 내가 동역하던 부목사...

나의 목회를 보고 배운(?) 그가

김천의 한 오지에서 홀로 지내고 있다면...

선배 목사로서 내게 무슨 자랑스럼이 있을까.

 

그러나 그들 부부는 대화 내내 행복해했다.

아들 내미는 홈스쿨을 한다고 했다.

죄로 오염된 사회는 아이에게 아니라고 했다.

 

텃 밭에서 따왔다는 가지가 팔뚝만하다.

호박도 제법 탐스럽다.

 

우리는

기약 없는(?) 작별을 했다.

겨우 전기가 들어오고... 휴대폰은 터지지 않는 골짜기라고 했다.

지역 주민들과도 외진 산골인가 싶다.

주소도 없는 집에 산다고 했다.

왼 종일 성경만 읽어도 시간이 모자란다고 했다.

 

부러워졌다...

그가.

 

 

                                                                그림 이흥우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