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에 직면한 이의 아픔
부도에 직면한 이의 아픔
참 어두운 문자가 날아왔다
연속으로 쪼개어 3쪽으로 왔다.
‘아무리 힘들어도 목사님께 이런 부탁 드리는 건 안되는 거 알면서도 급해서...
**원의 돈만 있으면 오늘 은행 부도 막을 수 있겠다는... 3개월만 빌려달라는... 이자는 챙기겠다는.... 내용들이다.
아! 무거운 돌덩이가 내리누르는 모습을 즉각 떠올렸다.
그는 청년시절, 나는 그 교회 교육 전도사였다.
그 후 각자의 길이 달랐지만 교분을 간간히 나누었다.
그는 유난히 교회 문제로 고심도 많이 했지만, 지금은 강북의 모 교회에서 만족하게 신앙생활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한동안 잊었던 그의 얼굴이 가까이 다가왔다.
청계천 철물상들이 다 철수한 뒤에도 고집스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던 그였다.
아, 그의 긴급 SOS를 어찌한다...
결국
한나절의 고심 끝에 미안함의 의사를 전했다.
‘얼마나 힘든 시간일까 생각합니다. 내 역시 지난 그런 세월 7,8년을 지내왔기에 그 마음을 압니다...’
그도 나의 지난 시간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는 터였다.
완곡하게- 어렵다는 내용을 전했다.
이유로는
지금의 내 형편으로는 가외 돈을 뽑아낼 여력이 없다.
아내는 빚내어 생활비 한다고 한숨을 짓는 형국이다.
그리고 이런 일은 안하기로 근자에 결정했었다.
그런 경우, 이런 식의 급한 누군가의 요청을 받고 돕는 일을 몇 차례 했었다.
그 결과는... 거의 참혹했다. 옛말에 ‘돈 잃고 사람 잃는다’는 말이 나의 현실로 다가왔다.
아직도- 그 빌려다 꾸어 준 여파는 내게 짐이 되고 있다.
단지 그를 위해 조용히 기도하기로 했다.
나의 경험으로도
이런 류의 난국에서는 지푸라기라도 잡을 심정이 되어 누군가를 끄집어들이고,
그 뒤로는 여전히 더 더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게 마련이다.
주님! 상황이 그의 답이 아니라 그 일에 담긴 의미가 그의 결론이 되게 하소서.
그래서 주의 자녀들의 생에서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분을 그가 다시금 만나게 하소서.
(내내 마음으로는 걱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