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그리고 목양/목양 칼럼
김성구 장로님을 아쉬워하며
johnleejw
2015. 10. 12. 11:42
그를 보내고
예측 못 할 일이 목회 일이고
예단 할 수 없는 것이 사람 가는 일이지만
봄까지 새벽 테니스를 치던 신도를
경황 중에 장례 치르다
뇌에 번진 암이 손대기 어려운 정도라는
8월의 진단을 받은 뒤
그는 스스로 결정했다
의미 없는 ‘연명치료’는 안하겠노라고
그로부터 두 달 뒤
추석이 주일인 그 날
큰 아들의 등에 업혀 예배의 자리에 나아오다
휠체어에 앉은 채 내내 눈물로 드린 예배
그와 함께 한 마지막 예배
지금은 그의 시신을 고로에 밀어 넣고
시립 승화원에서 고별 예배를 마치고 내려온다
돌아오며 우리는 국밥집에 들러 식전부터의 허기를 채웠다
무엇이 슬픈 일인지 누가 아는가
살아서 꾸역꾸역 돌아오는 우리가 슬픈 존재인지
덧없는 생을 정리하고 떠난 그가 슬픈 자인지
줄을 이어 들어오는 장례차량들
피로와 슬픔에 절어있는 유족들의 행렬
그들 사이로 우리는 걸어서
이렇게 일상으로 돌아 온다
조금은
아주 조금은 철이 들어서.
-사랑하는 김성구 장로님을 아쉬워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