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hnleejw 2015. 11. 26. 10:09

 

이 한마디 말

 

오랜 지기인 친구 윤목사와 차를 나누었다.
며칠 전의 교통사고 얘기를 한다.

...

주일 오후 강사가 좀 일찍 터미널에 도착했단다.
서둘러 맞으러 차를 몰고 나섰다.
그런데... 서둘던 그는 앞차를 들이받고 말았다.
강한 충격이 전해왔고 아무 정신이 없었다.


길 한 가운데에 사고 차량들이 엉켜 서자 도로는 난리가 났다.

황망한 중 가까스로 보험사에 전화를 걸었다.
뜻밖에- 전화기 저쪽에서는 차분한 음성이 들려왔다.
‘어디 다친 곳은 없으시구요?’


아, 그 순간 이 윤목사는 큰 위로를 느꼈다고 했다!
마치 하늘에서 다가온 따스한 손길 같은.

 

그 얘기를 듣던 나는 부끄러운 일을 떠올렸다.


십 수 년 전 영국에 살 때.
어느 오후 차를 몰고 나갔던 아내가 겁에 질린 표정으로 달려 들어왔다.
오른 손에는 팥죽 그릇을 들은 채.
‘나 차 사고 났어...’
순간 나는 나도 모르게 물었다.
‘차는 어때...??’

 

아내는 두고두고 이 일을 서운해 했다.

 

아픈 교인 집에 팥죽을 쑤어서 가지고 가던 길이었다.
오른 손에 죽 그릇을 들고 왼손으로 운전하며.
90도 커브 길에서 사단이 났다.
손에서 놓여난 핸들은 급히 원 위치했고
차는 그대로 직진하여 도로 펜스를 들이받았다.

그 문제로 경찰 조사도 받고 펜스 수리비도 물어내야 했다.


그보다 심각한 후유증은-
그때 차가 아닌 아내가 괜찮은지를 물었어야 했다는 점.
이랬어야 했다.
‘아니 몸은 어때... 차는 고치면 되고’

 

 

“경우에 합당한 말은 아로새긴 은쟁반에 금 사과니라.”(잠언 25: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