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hnleejw
2016. 9. 16. 09:16
동창
학교 동창 딸내미의 결혼식
이런 일은 대개 주말에 집중되고
우리 목회자들은 주말이면 움직이기가 참 어렵다
허나 꼭 가야 할 자리라는 생각에
실로 모처럼 그 곳에 나갔다
조금 늦어 피로연 장에 들어서니
동창들이 둘레둘레 식사 중이다
아, 신기하다
수십 년 간 잊혀져(?) 있던 그 이름들이
거의 정확하게 악수와 더불어 되돌아왔다
각각 짧은 안부를 나누었다
다 들 열심히 살았고
아직은 건강들 하고
생기가 돋보였다
그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
한 동창으로 부터 문자가 날아왔다
‘엊그제 무척 반가웠다... 우리가 참 친했었지’
잠시 후 이어 문자가 왔다
‘나는 우리 친구 중 제일 부러운 사람은 이목사님이라고 확신해ᆢ...’
그 날 식사 중에 나눈 대화
자기가 늦깎이 신앙생활에 들어섰다는 얘기를 했었다
그런 그가 나 그냥 듣기 좋으라고 한 말은 아닐 터이다
혈색 좋은 그는 여유와 순탄의 지난날을 풍겨냈다
누구보다 앞장서는 공직 생활을 했고
이제는 모 건설 회사의 부회장이다
남들 집에서 할 일이 없을 나이 임에도
이름만으로도 청빙된 기술자들의 명예인 ‘기술사’
그런 그가 느끼는 인생은 무엇일까
허허로이 서있는 내게 그는 부럽다고 했다
‘정말 그러한가?’ 보내놓은 나의 답변이 건조하다
왜 나는 사도바울처럼 당당하게 못했을까
"바울이 가로되 말이 적으나 많으나 당신 뿐 아니라
오늘 내 말을 듣는 모든 사람도 다 이렇게 결박한 것 외에는
나와 같이 되기를 하나님께 원하노이다 하니라"
(행2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