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저마다의 삶
이발소 부부
johnleejw
2017. 2. 7. 12:10
이발소 부부
이사 온 이후 단골이 되었다
초로의 부부가 하는 이발소
2년여 드나들며 사뭇 정이 들었다
아저씨의 머리 손질은 늘상 편안하다
아주머니의 면도는 참으로 안심스럽다
엊저녁
이발을 마치고 일어서는 걸음에
뜻밖의 작별을 나누게 되었다
‘저희는 모레까지 해요
귀촌하려구요
이 자리에서 32년이면 할 만큼 했지요
이제 내려가면 한동안 아무것도 안 하려구요
그냥 쉬려합니다...‘
나는 잠시 할 말을 잃는다
사람 사는 일이 그렇구나
이렇게 만나 익숙해지면 또 헤어지는 걸
‘공주인데 한번 들르세요
정안 I.C 근처거든요
여기 핸폰 번호예요‘
마음 담은 악수를 나누다
우리가 다시 볼 수 있을까...
집에 도착하여 바로 문자를 넣었다
‘박사장님 동안 감사했습니다
고향에서의 날들이 복되기를 빕니다‘
늦은 밤 답신이 왔다
‘고맙습니다
그동안 정말 고마웠습니다
좋은 말씀들 기억합니다
공주에 꼬옥 놀러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