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hnleejw 2009. 9. 9. 09:12

식탁에서의 가족

 

분주한 현대 가정은 식구들이 한자리에 모이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그 가능성이 있다면 저녁 식탁이 아닐까. 그래서 한 코미디 프로에서 ‘밥 묵자’란믄 프로가 그리 공감을 불러일으켰을 터이다.

자녀가 사춘기에 접어들 때까지는 식탁에서 즐거운 대화를 나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 잘 모른다.

자녀가 어릴 때 이러한 습관을 들여놓지 않으면 청소년이 되었을 때는 그만큼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이 시간에는 TV나 가능하면 전화기까지도 단절시켜 놓는다면 좋겠다.

 

저녁 식사 전에 드리는 기도는 대화의 실마리를 제공해준다. 물론 기도는 돌아가며 하는 것이 좋다. 부모가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와 가족의 보호를 위탁하는 기도, 때로는 폭넓은 기도로 무언가 교훈을 줄 수도 있다.

벌써 오래 전, 아프리카의 기아 어린이를 돕는 사랑의 빵?저금통을 집에 갖다 논 뒤에는 그 아이들을 위한 기도를 드렸었다. 그랬더니 이튿날에는 여덟 살배기 애가 아프리카 어린이를 위한 기도를 하는 것이 아닌가. 불쌍한 소녀 가장을 위한 기도도 드렸다. 그런 뒤로 반찬투정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밥그릇에 밥알을 남겨놓는다거나 음식을 헤프게 먹는다 든가 하는 버릇들이 자연스레 고쳐지고 있었다.

사실 요즘 아이들에게 식사 예절의 확립은 시급한 것 중의 하나이다. 비스듬한 자세로 식사한다거나, 남을 의식하지 않고 한 가지 음식에 집착한다거나, 어른보다 먼저 수저를 드는 일 등은 고쳐져야 한다. 이런 문제는 식사 시간에 지적될 수밖에 없으나, 가급적 긴 ?잔소리?가 되지 않도록 힘이 중요하다 하겠다.

 

한편, 식사 시간의 화제는 식구 모두의 공통화제로 삼자. 때로는 국내외 큰 뉴스거리에 대해서도 자녀들이 어떻게 느끼는지 함께 나눌 수 있다. 또는 각자의 하루에 대한 질문으로 이야기가 시작될 수 있다.

?무슨 일 있었니??, ?어째서?,?넌 그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니??이는 부모가 아이와의 대화를 유도하기 위한 의도적 질문이다.

식사시간에 밥이나 먹지 무슨 말을 하느냐 우격다짐하는 것은 낡은 시대적 발상이다. 이 시간이 가족이 하나임을 확인하는 즐거운 시간이 돼야 한다. 단지 염두에 두어야 할 일은 식사시간이 꾸중이나 설교 시간이 되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그래서 하고 싶은 책망도 뒤로 미루는 인내가 필요하다.

한편, 아이들은 제쳐놓고 어른끼리만 쑤군거린다거나, 교회나 친척들의 험담을 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한다. 식탁에서의 대화는 참으로 중요하다.

 

마틴 루터는 그의 제자들과 함께 식탁에 둘러앉아 다같이 신학적 쟁점들을 토론하는 일을 사역의 중요한 한 부분으로 여겼다.

온 식구가 저녁 식탁에 둘러앉아 대화를 나누는 습관은 자녀들에게 신앙적 기틀을 마련해 주고 좋은 추억거리를 지니게 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