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날의 허물을 챙겨두지 말라
지난 날의 허물을 챙겨두지 말라
마누라와 싸울 때에는 비장의 무기가 있다는 친구 녀석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그것은 십 여 년 전에 마누라가 서둘러서 한 큰 실수가 있었다. 그로인해 집안은 큰 물질적 손실을 없었다는 것이다.
며칠 전에도 한바탕 다툼이 일어났다. 결국 남편은 그 비장의 무기를 꺼내들었고 아내는 맥없이 돌아섰다.
그러나 다음 순간 그는 나즈막히 내뱉는 아내의 소리를 듣게 되었다.
“...쪼잔한 놈”
결국 그는 아내에게 쪼잔한 남편 그 이상이 아니었다.
말싸움에 이겼다한들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아내에게 그는 야비한 인간이 되었으니...
우리는 이러한 실수를 자주 한다.
모든 대인관계는 세월과 함께 두께가 더해간다.
그러나 그 두께 속에는 서로가 서로를 향한 실수와 허물들이 들어있다.
이를 채곡채곡 간직해두었다가 끄집어내는 사람은 진정한 우정이 불가능하다.
그는 결국 쪼잔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교인 간에도 그렇다.
특히 오랜 세월을 한 교회에서 보낸 교우들 간에 명심할 일은 이것이다.
10년 20년의 세월의 두께가 미움으로 남지 않게 하라. 사랑이 되게 하라.
같이 한 봉고를 타고 이동하던 이권사와 최권사... ‘이권사는 10년 전 그때 왜 내게 그랬어?’ ‘어이구 최권사는 15년 전에 내게 한 일 기억도 못해?’...
동승했던 새로 들어온 교인은 민망하기 이를데 없다.
우리가 어떻게 오늘까지 왔을까.
나의 삶의 상당부분은 ‘그’가 있었기에 형성된 것들이다.
그가 내게 즐거운 일을 해준 것만 아니라 때로는 가시노릇해 준 것 까지도 감사한 일이다. 그것이 약이 되지 않았는가.
이게 신앙의 길을 가는 성도가 가질 자세이다.
우리는 쪼잔한 놈이 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