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저마다의 삶

내겐 색다른 경험

johnleejw 2019. 12. 3. 14:37


   

내겐 색다른 경험

 

 

아내가 집을 비운 지 일주일 째-

해외에서 공부하는 딸을 보러갔다

 

살면서 집을 자주 비운 건 나이다

그런데 다들 나가고 내가 남은 이 생소함

 

그러려니 몸 붙여 살던 내 집이

이렇게 낯 설을 수 있을까

 

퇴근 후 불을 켜고 들어서니 할 일도 없다

시간이 이처럼 빈 여백이 될 수 있을까

 

내가 말 할 사람도

내게 잔소리 할 사람도 없는 휑한 거실

굳이 난방하기도 귀찮고

쓰레기도 분리수거 할 일도 없다

 

돌아올 이도 기다릴 이도 없다면

나 역시 고도를 기다리는 이가 될 터

 

인적 없는 고궁이 유물이듯

식구가 없는 집은 텅 빈 공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