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hnleejw 2020. 5. 29. 14:11

악인의 얼굴

 

 

한나 아렌트는 세기의 재판에 참석했다

피고석에는 유대인 학살의 주범이었던 아이히만이 있다

 

그녀는 소스라쳐 놀란다

아이히만은

평범한 이웃 아저씨 같은 얼굴이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유대인을 미워하지 않았다

유대인에게 은혜를 입은 일까지 있다

그러나 그는 명령받은 대로 유대인들을 처리했고

털끝만큼도 가책을 가지지 않았다

 

뒤에 한나 아렌트는 이렇게 썼다

-악은 의외로 평범하다-

 

요즘 음습한 음란 사이트들이 발각되고

그 운영자들의 얼굴이 공개됐다

 

그들은 의외로 평범했다

그저 골목에서 스치는 이웃 청년이랄까

동그란 눈에 순해 보이기까지 한

 

지금도 우리는 속고 있는지 모른다

 

따뜻함을 가장한 얼굴들

정의로움을 내세우는 사람들

자기를 약자라고 외치는 이들

그들도 어쩌면... 그 정반대일 수도 있다

 

외모로 판단하지 말고

공의롭게 판단하라 하시니라

(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