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한 아이
소심한 아이
창문을 열어놓고 수업을 하던 초가을 오후, 어찌하다 벌 한 마리가 교실에 날아 들어 왔다. 교실은 온통 아수라장이 됐다. 안색이 변하여 업드린 아이. 아예 교실 밖으로 뛰쳐나간 아이. 비명을 지르는 아이들….
요즘 아이들은 너무나 겁이 많다. 큰 소리는 치지만 사실은 너무나 소심하다. 매사에 소극적이다. 캠프를 하거나 극기훈련을 나가보면 설거지 하는 일. 물을 길어 오는 일. 무거운 것을 운반하는 일은 서로 안하려고 한다. 몸을 움직여서 하는 일이면 무엇이든 피하려 든다. 어쩌면 이런 현상은 바로 현대인의 속성인지도 모른다.
체력 검사 때에 철봉에 매달리 조차 두려워하는 아이가 어떤 다른 일을 치루어낼 수 있을까? 소심한 아이들의 행렬 속에서 우리의 자녀들을 끄집어내자. 그래서 ?겁 없는 아이?로 양육하자. 물론 턱없이 엄벙덩벙해서 실수나 잘하는 아이를 말함이 아니다. 머리가 모자라서 자신과 남에게 피해나 주는 아이. 무엇에나 주책없이 끼어들고 지각없이 덤비는 아이를 말함도 아니다. 같은 개구쟁이라도 학교에서 소외당하고 집안에서 내놓은 아이가 아니라, 좀 당돌하지만 밉지 않은, 아이디어와 용기로 리더쉽을 보이는 이런 아이들이 큰 일을 해낸다.
이런 자녀의 앞에는 대개 마음이 큰 대범한 부모가 있다. 요즘은 자녀수가 적다보니 아이의 연필마저 손이 다칠까봐 대신 깎아 준다. 이래서는 안된다. 무턱대고 말리고 야단치고 감싸는 일은 자제돼야 한다.
평소에 자녀의 담력을 키우는 데는 오래 걷고, 밤길을 가고, 산에 올라가서, 높은 데 올라가서 경험이 필요하다고 한다. 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일 때는 어려운 심부름을 시키는 것도 좋다. 무엇을 구해오거나 또는 무슨 일을 보고 누구를 만나서 어떻게 하라는 등 좀 까다로운 심부름이면 더욱 좋다.
아이 혼자서 집을 보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좀 큰 아이에게는 동생을 돌 볼 책임을 부여하고 집을 비우는 일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이처럼 주변 환경과의 부딪힘, 자연과의 부딪힘도 중요하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아이로 자람도 중요하다.
인간이 성장하게 되는 것은 남과의 경쟁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달성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런 태도는 인간성의 파괴를 가져올 수 있다. 오히려 자기 자신의 목표와 싸우도록 해야 한다. 즉 아이들에게 ?나는 언제까지 무엇을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너 학기초에 행한 목표가 있지?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너 자신과 싸워 이겨라?하고 격려하는 것도 좋다. 더구나 믿음의 자녀들은 주님의 승리의 보장이 있음을 기억토록 하자. 골리앗을 향해 달려나가는 작은 다윗을 키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