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hnleejw 2009. 10. 27. 06:29

촌지 문제

 

학교 교사들은 흔히 말한다. 남학교 교사는 아이들이 졸업 후 장성하여 찾아오는 맛에 하고, 여학교 교사는 아이들이 재학 중에 오가는 잔정 때문에 한다고 한다. 이는 다 풋풋한 인간미가 담겨 있는 얘기들이다.

 

그러나 여기서 다루고자 하는 것은 이른바 ?촌지?라 불리우며 학교에서 행해지는 학부모와 교사간의 껄끄러운 주고받음이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인지라 우리 그리스도인 부모들도 행여 내 자식이 학교에서 천덕꾸러기나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함께 학교 문을 들어서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뭔가 정당하지 못하다는 막연한 심리와 함께, 그렇다고 모른 척할 수도 없는 것은 아니냐는 갈등이 모든 학부모들에게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교육현장 내부에서 보는 촌지문제는 흔히 말들 하는 것처럼 심한 것은 아니다. 물론 특정 지역이나 소수의 교사들에게는 심할지 모르나 대부분의 경우에는 미미한 수준이고 또 다수의 교사들은 촌지가 ‘없기를’ 바란다.

학교 촌지의 문제는 결국 학부모가 주지 않아야 해결될 수 있다.

돈봉 투가 안 가면 내 자식이 차별을 받는다는 얘기는 근거가 희박한 말이다. 그런데도 어떤 어머니가 봉투를 가지고 간다면 남의 집 아이들은 나 몰라라 하는 이기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촌지로 인해 내 아이가 교사의 비정상적인 편애를 받는다면 이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볼 때 내 자녀의 성장에 폐해가 될 뿐이다. 또한 자녀가 이를 알 경우 부모와 선생님 모두를 신뢰하지 않게 되며,?돈이면 통한다?는 현대사회의 악습을 가르치는 결과를 빚는다.

 

오래 전, 당시 겨우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 큰애 은비는 학교에서 돌아와서는 불평을 했었다. ?김영식이네 엄마는 선생님을 자꾸 찾아와요. 선생님이 영식이만 좋아해요?. 아이들은 다 안다.

그러면 자녀의 교육을 맡은 선생님께 정성하나 표하지 못하느냐고 묻는 이가 있을 것이다. 이는 부모의 무관심만 나타내는 격이 아니겠냐고 할지 모른다. 지당한 말이다. 사랑이 오가는 사회가 우리의 바람이다.

그렇다면 그런 정성은 한 학년을 마친 후 감사가 담긴 자그마한 선물로 하는 것이 좋다.

학년초에는 내 자녀에 대한 상세한 소개와 요망 사항을 전화나 편지, 혹은 방문으로 말하면 된다. 그리고 학년말 , 혹은 학기말에 감사를 표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사심이 담기지 않은 감사일 것이다. 이 역시 정말 서로에게 부담이 되지 않는 수준에서 해야 할 것이다.

 

결론은 ...학부모와 교사가 협력하여 자녀를 온전한 한 인격으로 양육한다는 전제에서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 그리스도인 부모들의 육성회나 어머니회 등을 통한 적극적인 학교 교육의 감시자, 참여자로서의 역할이 요청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