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hnleejw 2009. 11. 23. 09:49

시험을 앞둔 자녀

 

우리네 자녀들은 시험과 함께 그 싱싱한 날들을 다 소진해버린다. 유치원 과외에서 이미 그 예비전쟁은 시작되는 셈이다. 중학교에 들어오면서 수험 전쟁은 본격화된다.

그래도 고입은 수월한 실정이다. 대입을 위한 그 길고도 험한 강행군은 고1 때부터 시작된다.

고등학생 남매를 둔 한 가정에서는 큰 아이가 대입시험에 실패하는 바람에 작은 아이의 대입 때 까지 내리 5년을 온 가족이 긴장된 날들을 보내어야 했다. 발소리 한번 크게 내지 못한 그 시간들은 ?지옥 같은?날들이었다고 회고했다.

 

오늘날 우리 주위에서는 마치 전 인생의 목표가 대학입학이나 되는 것처럼 몰려다닌다. 학교도 옮겨보고 집도 옮긴다.

아이의 건강이나 이상이나 희망은 뒷전, 어떻게든지 대입 관문을 뚫어야 한다.

?이것만 해놓으면 안심이다?라는 식의 부모의 자세가 바뀌지 않는 한 시험을 앞둔 자녀들, 특히 진학시험을 앞둔 자녀들은 배겨낼 겨를이 없다.

그래서 시험을 앞두고 아예 백기를 들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리는 아이도 있다. 막상 시험장에 들어가서는 맥을 놓고 엎드려 있는 아이도 있다.

 

시험장에 들어서는 자녀를 위해 부모는 어떤 마음 자세를 가져야 할까, 또 어떤 말로 위로해야 할까.

인생에 있어 불안함은 늘 붙어 다니는 것이다. 진학시험 무렵이 되면 한층 더 심해진다.

당당히 정면 돌파하도록 격려하자. 어쨌든 이제 후회 없다고 생각될 만큼 준비하고 그 후에는 하늘에 맡긴다는 심정을 갖도록 하자.

?진인사대천명?이라는 말도 있다. 성경은 ?심는 대로 거두리라?고 가르치고 있다. 많이 심으면 많이 거두리라고 말씀하고 있다. 어떠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나로서는 정말 최선을 다했다.?라고 단언할 만큼의 자기 긍정감을 몸에 붙이도록 하자.

아울러 진학 시험의 합격․불합격은 기나긴 인생 행로에 있어 하나의 과정에 지나지 않으며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해두는 일이 필요하자.

사실이다. 그것은 넘어야 할 많은 산 중의 하나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가 먼저 실패한 자녀 앞에서 사색이 되어 버린다면 참으로 낭패가 아닐 수 없다.

 

부모는 자녀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대입을 앞두고 교회의 새벽기도회가 성황(?)을 이루는 것은 하등의 잘못이 없다.

그러나 대입이, 그것도 부모가 예정한 학교가 자녀의 장래를 결정하리라고 믿는다면, 그것은 불신앙이다. 그렇다면 자식을 위해 절간을 찾는 사람들과 크게 다를 바 없겠다.

우리 자녀의 앞날은 하나님의 손에 있다. 그 분의 손에서 성실하게 내일을 준비한 사람들을 그분은 쓰신다.

시험당일에 마음 조리는 자녀를 여유 있게 격려하며, 둘러앉아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떠나보내고 부모가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