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hnleejw 2009. 11. 26. 21:06

목회의 애환1

 

전번 추수감사절.

온 교우가 소박하게 음식을 장만하여 이른 바 ‘뷔페’를 만들었다.

예배 후 다 같이 음식을 나누는 시간을 만든 것.

그런데... 식탁 앞에 앉은 한 할머니... 아주 고통스런 표정으로 있었다.

‘아니 왜 그러세요?’

‘내가 아침 먹은 게 체했는지...배가 너무 아파서 그랴...’

‘아니 그럼 빨리 돌아가셔서 약을 좀 드셔야지요..’

‘근데 목사님이 음식 안 먹고 그냥 가면 안되구 벌금 내야 한다고 그랬어...’

‘..???’

 

온 교우를 참여 독려하기 위한 조크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 할머님.

이 경우는 웃음도 나오지만 어쩌면 가슴이 찡하는 경우이다.

 

 

 

 

그러나 다음의 경우는?

 

수요 예배나 새벽 기도까지 부지런히 나오던 이가 있었다.

그러던 그가 갑자기 뜸해지기 시작했다.

아니 도대체 왜?

다른 이를 통해 빙 둘러서 소식이 왔다.

한 수요 예배 시간에, 앞에서 목사님이 자기를 보고 인상 쓰지 말라고 했다고... 그래서 요즘 교회 잘 안 나가고 인근의 다른 교회의 새벽 기도회에 나갔노라고...

에구... 복장 터질 일.

 

예배에 나온 성도들이 삶에 힘겨워선지 대부분 어두운 얼굴로 앉아 있고... 그래서 종종 둘러보며 ‘하나님 앞에 나온 여러분, 얼굴을 펴십시다. 인상을 펴세요’ 이런 멘트를 하곤 했었다.

그런데.. 왜 하필 그는 자기한테 인상 쓰지 말라고 했다하나....

 

만일 그가 어디 가서 그런 식으로 말을 하면... 이진우는 갑자기 날라리 목사가 된다.

‘아니 웬 무식한 목사가 예배 중에 한 교인을 그렇게 무안을 주고 그런대?’

 

아! 복장이 터지지만 어찌하겠나.

이런 식의 일이 어찌 이 번 뿐이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