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이야기
有備無患
벌써 수년 전.
어쩌다 경황없이 월요일 오후에 울릉도행 쾌속선에 몸을 실었습니다. 멀미약은 웬일인지 먹을 생각도 못했고 그저 몸만 달랑 실었습니다.
한 3시간 걸린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출발한지 30분 뒤부터 속이 뒤집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밀어닥치는 파도에 배는 무작위로 출렁이며 진행했습니다. 온 식구가 멀미의 극한 경험을 하며 4시간여를 견뎌야 했습니다. 악천후라서 배도 다른 쪽 부두에 댄다고 방송이 나왔습니다.
우리는 그날 오후에 예정된 일정을 포기하고 숙소에 나란히 누워... 지냈고 그 여파는 이튿날 오전까지 계속되었습니다.
너무나 평범한 상식- 유비무환을 우습게 여기다가 무비 유환이되었습니다.
아, 개인이든 가정이든 나라이든 유비무환을 늘 일깨워야 되겠습니다.
과연 우리는 닥쳐오는 어려움을 지금 대비하며 살고 있는지요.
둘째 날에는 높은 전망대에 오르는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서 멀찌기 수평선에 걸려있는 독도를 바라보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한 관광 상품 가게를 들렀습니다. 향나무로 만든 휴자손, 앙징스런 윷, 그림 엽서등을 만지고 아이들을 바라보던 주인 아저씨가 넌지시 말을 건네었습니다.
‘부럽네요... 이렇게 가족과 함께 여행을 다오시고..’.
‘아니? 아저씨는 일년 사시사철 관광지에서 살지 않습니까?’
그분은 넉넉한 웃음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요 ... 남들 다 휴가 올 때 그때가 제일 바빠서요. 그러다보면 일년..또 일년 그렇게 세월이 간답니다...’.
아, 이렇게 공기 좋고 경치 좋은 곳에 사는 이라서 대만족인줄 알았더니 그것도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누구의 삶에도 부족하고 아쉬운 것은 있는 법입니다. 단지 자신의 삶 그 자리에서 만족을 찾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