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그리고 목양/목양 칼럼

도우시는 하나님

johnleejw 2012. 8. 15. 15:35

 

집중 폭우다.

오늘

8.15 광복절이기에

교회도 모두들 쉰다.

 

수요 예배 준비차

오전 10시 남짓 교회에 도착하니

빗 낱이 예사롭지 않다.

드디어 쏟아붙기 시작.

 

창을 열고 내다보니

교회 앞마당에 물이 벙벙해진다.

 

급기야 채양에서 폭포가 쏟아져 마침 그 아래 주차된

종호 형제의 차를 덮친다.

이러다가는 안되겠다...

 

반바지를 입고

우산을 들고 마당으로 나서다.

어떻게든 물을 빼내야지

이러다가 교회 떠내려 가겠네...

 

마당 가운데 서서 난감해하는데

낯익은 얼굴이 들어선다.

예의 그 작업모에 온몸으로 비를 맞으며...

수 주 전에 등록한 박** 성도.

아직은 낯이 익지 못하다.

 

‘이진우 목사님 비가 많이 오지요...’

거침없이 화장실 앞으로 가더니 PVC 긴 대롱을 들고 나선다.

마치 자기집 헛간에서 처럼.

 

익숙하게 고인 물 속에서 배수구를 찾아낸다.

그리고는 입구를 맨손으로 정리한 뒤

대롱을 달래며 밀어 집어넣는다.

 

그리고 또 다른 배수구, ...

위태롭게 불어나던 물들이 썰물이 되어 나가기 시작한다.

 

물폭포가 내리는 채양 밑으로는

가더니 근처의 의자를 챙겨온다.

그리고 올라선다.

 손을 집어넣어 거기 쌓인 낙엽 돌멩이 흙들을 걷어낸다.

그러자 물폭포가 멈추고

저 만치 관을 통해 물이 빨려 내려가기 시작한다.

아하... 저러면 되는데...

 

목사님 요즘 제가 주일 예배를 잘 못오네요... 와야하는데...’

그는 막일을 하며 살아간다.

노동도 팀으로 할터인데 쉽지 않겠지...

목사님 물이나 비의 문제가 있으면 연락 주세요. 갈께요...’

온 몸으로 비를 맞으며 성큼 돌아간다.

감사해요 성도님...!!’

 

감동이다.

갑자기 소망을 본다.

 

시기 적절하게 도우시는 하나님

당신의 교회를 돌보시는 하나님...

그 분을 다시금 신뢰하기로 하다.

지금 다소 복잡한 상황이지만.

 

 

 

'목회 그리고 목양 > 목양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목사의 슬럼프  (0) 2012.08.26
분당 아줌마들 참 말이 많다  (0) 2012.08.24
아 예배  (0) 2012.08.12
나나 잘해  (0) 2012.08.10
2012여름수련회 성료  (0) 2012.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