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폭우다.
오늘
8.15 광복절이기에
교회도 모두들 쉰다.
수요 예배 준비차
오전 10시 남짓 교회에 도착하니
빗 낱이 예사롭지 않다.
드디어 쏟아붙기 시작.
창을 열고 내다보니
교회 앞마당에 물이 벙벙해진다.
급기야 채양에서 폭포가 쏟아져 마침 그 아래 주차된
종호 형제의 차를 덮친다.
이러다가는 안되겠다...
반바지를 입고
우산을 들고 마당으로 나서다.
어떻게든 물을 빼내야지
이러다가 교회 떠내려 가겠네...
마당 가운데 서서 난감해하는데
낯익은 얼굴이 들어선다.
예의 그 작업모에 온몸으로 비를 맞으며...
수 주 전에 등록한 박** 성도.
아직은 낯이 익지 못하다.
‘이진우 목사님 비가 많이 오지요...’
거침없이 화장실 앞으로 가더니 PVC 긴 대롱을 들고 나선다.
마치 자기집 헛간에서 처럼.
익숙하게 고인 물 속에서 배수구를 찾아낸다.
그리고는 입구를 맨손으로 정리한 뒤
대롱을 달래며 밀어 집어넣는다.
그리고 또 다른 배수구, 또...
위태롭게 불어나던 물들이 썰물이 되어 나가기 시작한다.
물폭포가 내리는 채양 밑으로는
가더니 근처의 의자를 챙겨온다.
그리고 올라선다.
손을 집어넣어 거기 쌓인 낙엽 돌멩이 흙들을 걷어낸다.
그러자 물폭포가 멈추고
저 만치 관을 통해 물이 빨려 내려가기 시작한다.
아하... 저러면 되는데...
‘목사님 요즘 제가 주일 예배를 잘 못오네요... 와야하는데...’
그는 막일을 하며 살아간다.
노동도 팀으로 할터인데 쉽지 않겠지...
‘목사님 물이나 비의 문제가 있으면 연락 주세요. 갈께요...’
온 몸으로 비를 맞으며 성큼 돌아간다.
‘감사해요 성도님...!!’
감동이다.
갑자기 소망을 본다.
시기 적절하게 도우시는 하나님
당신의 교회를 돌보시는 하나님...
그 분을 다시금 신뢰하기로 하다.
지금 다소 복잡한 상황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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