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전한 비전

좋은 설교란 그 집사님 내외와는 참 오랜만에 만났다 식사 후 차를 마시던 중 뜬금없이 내게 물었다 ‘목사님, 어떤 설교가 좋은 설교인 줄 아세요?’ 그는 준비된 답을 내놓았다 ’짧은 설교가 좋은 설교입니다‘ 돌아오며 두 가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설교의 길고 짧음으로 설교의 가치..

기와 보시(報施) 산행을 갔다가 가을빛이 잦아드는 신흥사 마당을 지나다 마당 한편으로 줄을 이루고 있는 기와 보시의 보란 듯한 긴 대열... 기왓장 하나하나에 올려 져 있는 애절한 기원들 가족안녕 사업번창 신체건강 공무원합격 행복기원... 그리고는 정성껏 붙여진 자기이름 자녀이름 가족 이름들... 저들은 왜 사찰을 찾는가 사람들은 왜 신을 찾는가 복을 구함이다 오롯이 나를 위한 祈福이다 육을 지닌 인간에게 이를 어찌 타박하랴 그러나 이 원초적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 기독교도 참 기독교는 아니다 하나님이 아닌 자기를 섬김이다 그가 무슨 말로 신앙을 설파해도 그가 어떤 신앙 스펙을 내놓아도 자기 구복에 맴도는 한 그의 신앙은 여전히 기와 보시일 뿐이다 오늘도 주일 예배를 마치고 돌아간 교인들을 생각해본다 ..

말씀의 무게중심 복음을 기쁜 마음으로 전한 예수의 메시지는 심판을 선고하는 듯한 세례요한의 선포와는 대조를 이룬다 그러나 둘은 중요한 관점을 공유한다 요한이 그랬듯이 예수도 로마인들에게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우선적인 관심은 하나님의 백성을 회복하는 일이었기 때문 훗..

잠든 자들 그러므로 이르시기를 잠자는 자여 깨어서 죽은 자들 가운데서 일어나라 그리스도께서 네게 비취시리라 하셨느니라(엡5:14). 이 말씀이 세상 사람들을 향한 것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다 성경에 나오는 가장 훌륭한 교회들 중의 한 교회에 주어진 메시지이다 윤리적이며 종교적..

그게 설교인가? 한 농촌 교회가 가까스로 갈등을 봉합하고 새로운 담임목사를 모셨다 그런데 그로부터 석 달 후 친척인 그 교회 교인을 만난 자리 새로 부임한 목사를 걱정하며 그는 이런 장탄식을 했다 ‘시국 얘기 한참~ 하고 목사 잘 섬기면 복받는다는 말 꼭 붙이고 성경 얘기 잠깐하..

담임목사의 사임과 청빙 대형교회에서는 중형교회에서 빼어오고 중형교회는 그보다 작은 교회에서 당겨오고 빼앗긴(?) 교회에서는 박탈감 속에서 자기보다 작은 교회들을 두루 살핀다 오늘 한국교회의 후임 담임목사 청빙 구도이다 마치 기이한 먹이 사슬 구조 같기도 하다 설교와 목회..

히스기야의 미스테리 히스기야는 기도응답의 사람으로 회자된다 기도로 앗수르를 물리치고 기도로 죽을병에서 건짐 받은 사람 왕 히스기야의 생을 기도로 구분해본다면 응답 이전의 14년과 응답 이후의 15년이 있다 그런데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은혜의 감격 속에서 살았어야할 15년의 ..

미움 받기 ‘ ...그는 내게 대하여 길한 일은 예언하지 아니하고 흉한 일만 예언하기로 내가 그를 미워하나이다...’ (왕상22:8) 여기서 나는 누구일까? 그러면 그는 누구일까? 나는 아합 왕이다 그는 선지자 미가야이다 왕으로 있던 내내 왜곡된 길을 간 아합에게 하나님의 말씀만 전달하는..

성경을 듣자 아주 오래 전 신학교의 한 교실 교수님은 뜬금없는 소리를 했다 여러분 신학생 때 성경 많이 보세요 목사 되면 시간이 없어요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그러나 그건 진실이었다 목회라는 이름으로 가득 채워진 일상 성경보다는 성경에 관한 책들을 보게 되는 날들 성경을 ..

교인이 무섭다 교회를 건축 할 때 숱한 각 분야의 사람들을 만났다 설계, 감리, 시공, 금융, 인테리어, 전기, C.M...모두 교인이었다 그들의 명함 문구는 ‘**교회 장로’...이런 식이었다 그러나 정작 안심하고 대할 그리스도인은 희귀했다 이번 사택 이사 때 상대한 두 부동산은 모두 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