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저마다의 삶

반딧불 구경

johnleejw 2018. 10. 23. 10:59

반딧불 구경

 

 

근자에

지인들과 함께

며칠 해외 일정을 가졌다

 

점찍고 돌아다니는 게 아닌

한 곳에 머물며

쉼과 대화 등으로 지낸 며칠

 

그런 가운데

그래도 일정이란 게 있었는 데

바로 반딧불 투어란 것

어둔 저녁 작은 배를 타고

강줄기를 따라 올라가다가

그러다가 멈춰선다

 

강변 어둔 숲을 향해

후랫쉬를 흔들며 반딧불을 애써 모우는

허공을 휘젓는 사공 청년이 애처롭다

 

돌아오며 슬몃 웃는다

인간의 문명이란 게 결국 그런 것

전에는 당연히 함께 있던 곤충들을

이제는 다시 목말라 찾아다녀야 하는

 

조만간

멀쩡한 도시 한가운데 집을 버리고

인적 드문 산골짜기를 찾아드는 삶이 대세가 되는

, 그런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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