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 구경
근자에
지인들과 함께
며칠 해외 일정을 가졌다
점찍고 돌아다니는 게 아닌
한 곳에 머물며
쉼과 대화 등으로 지낸 며칠
그런 가운데
그래도 ‘일정’이란 게 있었는 데
바로 반딧불 투어란 것
어둔 저녁 작은 배를 타고
강줄기를 따라 올라가다가
그러다가 멈춰선다
강변 어둔 숲을 향해
후랫쉬를 흔들며 반딧불을 애써 모우는
허공을 휘젓는 사공 청년이 애처롭다
돌아오며 슬몃 웃는다
인간의 문명이란 게 결국 그런 것
전에는 당연히 함께 있던 곤충들을
이제는 다시 목말라 찾아다녀야 하는
조만간
멀쩡한 도시 한가운데 집을 버리고
인적 드문 산골짜기를 찾아드는 삶이 대세가 되는
아, 그런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