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집 고갯마루
누구나 숨 가쁘게 올라왔던 길.
알고 있는 이름은 한두 개뿐인 야생초들이
계절을 다투며 피어나기를 주저하지 않던 길.
올라갈 적보다 내려갈 때 바라볼 것이 더 많은 길.
내려가는 길이 아무리 멀고 깊어도 산골 두메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고향 마을이
먼발치로 바라보이던 길.
- 김주영의 《젖은 신발》중에서-
구름사이로 삐죽이 내밀던 열나흘 달을 바라보며
송편 빚던 어머니 곁에서
한없이 즐거웠던 고향집을 떠올립니다.
고향 찾은 이들은
타관살이의 시름을 내려놓고
단잠을 잘 듯합니다.
인생은 다 본향을 향하여 가는 나그네임이 분명한데
이 시대의
이 길을 함께 앞서거니 뒷 서거니 걷게 이끄신
주님의 섭리를 생각합니다.
복된 한가위, 쉼이 있는 명절이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