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저마다의 삶

한가위

johnleejw 2009. 10. 3. 17:26

고향집 고갯마루

누구나 숨 가쁘게 올라왔던 길.

알고 있는 이름은 한두 개뿐인 야생초들이

계절을 다투며 피어나기를 주저하지 않던 길.

올라갈 적보다 내려갈 때 바라볼 것이 더 많은 길.

내려가는 길이 아무리 멀고 깊어도 산골 두메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고향 마을이

먼발치로 바라보이던 길.

 

- 김주영의 《젖은 신발》중에서-

 

 

구름사이로 삐죽이 내밀던 열나흘 달을 바라보며

송편 빚던 어머니 곁에서

한없이 즐거웠던 고향집을 떠올립니다.

고향 찾은 이들은

타관살이의 시름을 내려놓고

단잠을 잘 듯합니다.

 

인생은 다 본향을 향하여 가는 나그네임이 분명한데

이 시대의

이 길을 함께 앞서거니 뒷 서거니 걷게 이끄신

주님의 섭리를 생각합니다.

복된 한가위, 쉼이 있는 명절이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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