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의 자서전
전 유엔사무총장 반기문의 책이 나왔단다
자신의 손으로 쓴 최초의 책이라니
회고록이라 할까 자서전이라할까
자의반 타의반 갑자기 발 담갔던 한국의 정치판
불명예 퇴진까지의 그의 20일
정말 할 말이 많을 듯하다
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근혜 전대통령의 책도 나온단다
비정한 정치의 셈법 때문일까
5년이 가깝도록 노인이 된 채 차가운 담장 안에 있다
사람들과 손잡고 시작했던 정치가
결국 사람으로 인해 망가진 그 날 이후
정말 할 말이 많을 듯하다
우리네 범인이야
유엔이 주도하는 국제사회에 가본 적 없고
권세의 스폿라이트에 길들여진 이들 틈에 머문 적도 없다
그러나 어느 누구의 삶도 다 장엄한 것 아닐까
허지만 한참 인생길을 가는 도중 자서전 같은 것은 말자
그것은 조급증이요 배설이다
누구든 자기 이야기를 책으로 쓸 수 있다
그러나 자기 변명, 자기 과장, 자기 미화는 말자
미운 마음 조차 사그라들 때 그때가 펜을 들 때이리라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 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 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있고 심은 것을 뽑을 때가 있으며” (전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