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의 사회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이다.
이런 말 자체가 낯설은 오늘이다.
너도 나도 막말이기 때문이다.
요즘 제법 인기몰이한다는 방송 드라마에서는 지방 사투리를 빌미로 여자가 남자에게... 창자를 꺼내어 장을 담아먹어야 정신 차리나...는 식의 말을 내깔리는 것을 보았다.
그 후 이 방송에 대해 아무도 이를 나무라는 것을 들은적이 없다.
연말 시상식인가 하는 자리에서는 수상자들이 대거 이렇게 말한다.
‘너무 감사합니다...’
상식으로 볼 때 ‘너무’는 좀 부정적인 데 쓰이는 표현이다. 너무도 싫다... 너무 밉다 등.
감사의 표현에는 ‘대단히’가 합당하다.
그러나 이제는 너도 나도 그러고 있다.
얘기는 더 나아간다.
정치판에 있는 이들의 언어는 그 형식만 엉망이 아니라 내용도 황당하다.
어느 헌법학 교수는 탈북자들을 모두 총살해야 한다는 글을 카톡에 올렸다. 해명을 들어보니 어느 탈북자가 ‘선거부정 규탄’을 비난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무슨 해명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근자에 어느 정치인은 대통령을 가리켜 “애비와 딸이 똑같다”고 했다. 참 어이가 없는 무식한 폭언이다.
또 엊그제는 한 국회의원은 대통령에게 부친이 테러당해 죽은 전철을 밟지 말라고 했다.
아, 그러고도 이들은 무서운 자기 확신에 붙들려 있다.
다 '** 등의 이유가 있기에 그런다'고 한다. 그래서 막말들어도 싸다고 한다.
목적이 정당하면 과정은 어떠해도 좋다는 말인지.
미움과 분노가 깔려 있다.
그럴수록 말은 다듬을 필요가 있다.
사회지도층의 말은 더욱 그러하다.
나의 기억 하나.
하사관학교로 차출되어 6개월을 혹독한 훈련을 받았다.
그리고 전방으로 배치 받아 가는 길에 1주일의 휴가를 받아 고향에 갔다.
가족들과 둘러앉아 밥을 먹다고 나는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나의 말은 ‘자연스레(?)’ 욕설을 뒤섞은 그것이었다.
이 따스한 식탁에서 가족과 앉은 식탁에서는
단 한마디도 뱉을수 없는 말들에 나는 젖어 있었다.
오늘 많은 초·중·고교 학생들이 입에 달고 사는 욕지거리는 조사 결과 그 뜻조차 모르고 쓴다고 한다.
그들은 이 황량한 욕설의 환경에서 자라고 있다.
우리의 아이들이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