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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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맘 때면
교회나 가정마다 나와 있는 애물단지 하나
크리스마스 트리 -
이걸 언제 치운다?
그렇게 설렘으로 만들던 저 트리가
이렇게 뒷전으로 떠밀리는
이 지나감의 이치
철 지난 트리만큼 구차스런 게 또 있을까
더 예쁘게 더 화려하게
가져다 붙인 종, 리본, 전구, 반짝이...
하나씩 걷어내다 보면
나무의 것은 하나도 없는데
학벌, 직위, 명예, 돈, 성공...
그게 언제까지 나를 포장해줄까
철 지나 다 내려놓으면 앙상할 나의 본색
생명 없는 나무, 헛된 치장에 마음 두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