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을 하기
친구가 뜬금없이 오래 전 얘기를 꺼냈다.
당시 그는 교회개척을 하겠다는 어떤 3자매에게 꽂혀 있었다. 그 자매들은 교회를 세우기 위해 산에서 기도하며 있다고 친구는 감탄을 연발하였다.
얘기를 듣던 중, 나의 아내가 친구에게 말했다. ‘사지가 멀쩡한 사람들이 기도 한다고 산에만 있을 것이 아니라 팔 걷고 식당에서 일이라도 해야 한다. 그러면서 기도해야 한다’.
분위기는 뜨악해졌다.
그로부터 십 수 년 된 오늘, 나도 아내도 잊은 그 때를 친구는 떠올렸다.
그땐 좀 서운했지만 시간이 지난 뒤에야 기도란 무엇인가를 알게 됐노라고.
말을 해야 할 때는 해야 한다.
그런데 여기에는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미움 받칠 확률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나 역시 줄줄이 형들 밑에서 크면서 입조심 말조심을 배웠고 웬만하면 말 안하는 것이 체질화됐다. 학교 다니면서도 나서서 질문 같은 것을 해 본적이 없다. 괜히 우스운 놈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자세를 그 때 바꿀 수 있었다면 나의 인생은 또 달랐을 것 같다.
신앙인으로 산다는 것도 그렇다.
음담패설 현장에 나타난 도덕선생 같이 미움 받는 존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말을 해야 한다. 바른 말을.
‘개도 무는 개를 돌아본다’는 말이 있다. 그리스도인들이 숨어 있는 존재로 살아 갈 수는 없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 보신(補身 )만을 위해 존재할 수 없다.
오늘 이시대의 우리는 용기가 필요하다.
누군가의 말처럼 ‘미움 받을 용기’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