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저마다의 삶

인간의 정체

johnleejw 2016. 4. 13. 16:08

인간의 정체

 

그가 암 확진 진단을 받은 날이다

저녁에 A가 전화를 해왔다

 

글쎄 내가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네. 이게 높으면 아주 위험하다네...‘

에이, 콜레스테롤은 누구나 나이 먹으면 있어. 잘 관리하면 괜찮아

 

그런데도 A는 콜레스테롤 걱정을 계속한다

그는 위로의 말을 덧 붙였다

콜레스테롤은 괜찮아. 나는 갑상선 암 이래

 

잠시 후 A의 말

‘... 그래? 그건 뭐 착한 암 이라면서?’

 

A는 여전히 자기 콜레스테롤 걱정을 하면서

그렇게 전화를 끊었다

 

암 수술을 앞두고 적잖이 쓸쓸했다

그러나 A로 부터 위로를 받으려는 것은 아니었다

A는 그저 자기 콜레스테롤 얘기만 하고 끊었다

 

옛 말이 맞다

나의 고뿔이 옆집 초상보다도 더 슬프다

이토록 이즈러진 인간의 모습

 

사람은 다른 사람 일에 관심이 없다

이웃의 고통은 나의 관심에 끼어들 수조차 없다

이 고질적인 이기심

 

입에서 나오는 것들은 마음에서 나오나니 이것이야말로 사람을 더럽게 하느니라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악한 생각과 살인과 간음과 음란과 도둑질과 거짓 증언과 비방이니

이런 것들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요 씻지 않은 손으로 먹는 것은 사람을 더럽게 하지 못하느니라“ (15: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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