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기(休日記)
8.15일
여름을 보내는 끝 휴일
식구들과 작심하고 길을 나서다
누군가가 묻던 말, 휴가도 안가세요를 떠올리며
내비 상으로는 만만한 거리 아닌가
우선 무의도로 가는 배를 타는 잠진도 선착장으로
부두는 보이지도 않는데 꼬리를 물고 있는 차량들
뒤에 서 있자니 오늘에 대한 기대감은 잦아들고
긴 기다림 짧은 만남? 배를 타고 나니 내리란다
길 찾을 필요도 없이 외 길 줄지어 가는
그 차량들 뒤쫓다보니 간판이 매달려 있다
- 하나개 해수욕장
아, 서울 사람 다 이리 왔을까 번잡함에 소스라치며
그늘 한 점 없는 모래사장에 텐트를 치고
챙겨 온 점심은 일단 서둘러 먹어 치우자
펄 흙이 부유한 물로 들어가니 이게 해수욕일까
자칫 하면 섬을 빠져나가는 게 낭패라는 불안감에
임시 막사 수준인 샤워장을 불평한 틈도 없이 나와
바삐 바삐 짐을 접고 선착장으로 차를 되몰다
그러길 잘했다 이미 긴 꼬리를 만든 돌아가는 행렬
아, 금년 광복절은
이토록 너도나도 놀 자유로 무장한 이 나라를 몸으로 겪고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개그 금언’을 재확인하다
그래도 대한민국 만세!
p.s 곳곳에 잠복한 비용들
가는 도중 공항고속도로비- 6.600원, 무의도행 배타기- 차량 2만원, 개인 3.800원씩,
욕장 입장료 1인 2.000원, 텐트치는 비용- 5,000원, 샤워 1인 2.000원.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