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훈계 긴 여운
할 수만 있으면 ?무언의 교육?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한다. 말을 하지 않아도 부모를 보면서 자녀들이 스스로 알아서 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겠다. 그러나 우리네 부모들은 왜 말이 ‘많아지는’ 것일까?
게가 옆으로 걸으면서 새끼에게는 바로 걸으라고 가르친다는 말이 있다. 너만은 똑바로 걸었으면 하는 욕심이 결국 말들을 만든다.
말없는 속에서도 아이들이 배울 수 있으면 최고이다. 평소 생활에서 보고 따르도록 보모는 각기의 역할을 분명히 하고 집안 분위기를 건전하게 가꾸어 가야 한다.
‘문제아의 부모는 예외 없이 말이 많다’는 결론에 많은 상담자들이 공감한다. 그러나 어쨌든 훈계를 피해 갈수는 없다.
여기에 유의할 점들이 있다.
우선 상투적인 말이나 설교 투로 훈계하지 말라는 것이다. ?내가 네 나이만 했을 때는….?식의 말은 아이들을 순식간에 귀머거리로 만들어 버린다. 저들은 귀를 닫음으로써 부모의 상투적인 독백에 반항을 하는 것이다. 저들은 부모가 자기만 할 때에 착했다든지 우등했다든지 하는 말을 듣고 싶어하지 않는다.
또한 훈계는 장황스러워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열다섯 살 난 여학생의 얘기이다. ?저의 엄마는 설교는 잘하시는 데 저와의 대화는 하지 않아요. 제가 간단한 질문을 하는데도 엄마는 아주 길게 늘어놓으시지요. 너무나 오랜 시간을 뺏긴다고 느껴져 의식적으로 엄마를 피하게 돼요.?
훈계나 설교는 아무리 잘해도 아이들에겐 간섭이요 잔소리다. 따라서 안 하는 게 최상이지만 해야 한다면 ?짧게 해야?한다. 특히 아버지의 훈화는 짧아야 한다. 한두 마디의 짧은 말이라야 아이들 가슴 깊이 와 닿는다. 그리고 여운이 길게 남는 그런 말이어야 한다. 당장 다 못 알아들어도 좋다. 주님이 무지한 제자들을 가르칠 때 그렇게 하셨다.
어쩌면 즉석에서 알아들을 수 있는 자세한 설명보다 이게 훨씬 효과적이다. 여운이 길고 파장이 클수록 가슴 깊이 와 닿는 게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길게 자세히 설명해야 메시지가 확실히 전달될 것으로 믿고 있다.
그러나 효과는 정반대일 수도 있다. 말이 길어지면 아이들 마음속엔 그 소리가 그 소리려니 하고 아예 귀담아 들을 생각을 않는다. 듣는 척 할뿐 마음은 콩밭에 가 있다. 그래도 계속되면 아이들 머리 속에는 부정적인 반응으로 가득 차게 돼 짜증만 나고 오히려 반항심이 머리를 쳐들게 된다.
그러므로 부모의 훈계는 언제나 간단하고 생각의 여지를 남길 수 있는 것이라야 한다. 특히 아버지의 한 마디는 그러해야 한다. 아버지는 원칙을 제시하고, 굳이 설명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엄마에게 맡기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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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의 마음이 자연스럽게 열려질 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언제든지 잘해 준다고 생각하지만 자녀들의 가슴에 깊이 남아있는 기억을 보면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자녀들의 가슴에 정서적인 터치(touch)가 이루어졌을 때이다. 월터 버드(Walter Byrd)가 지은 아동상담(Counseling and Children)에 보면 자녀들의 마음이 열려있을 때는 다음과 같은 경우라고 했다. a) 유머의 시간들 b) 자녀가 무엇인가를 성취했을 때 c)자녀가 신체적으로 좋지 않을 때 d)정서적인 고통을 겪을 때, 즉 상실이나 소외 혹은 실망한 때 e)자녀에게 의미있는 강인한 경험을 했을 때라고 말하였다. 실제로 내 아내는 잘 먹지않는 복숭아 통조림을 자주 사곤하는데, 그 이유는, 자신이 어릴적에 아팠을 때 아버지가 사다주었는데, 지금은 아버지의 사랑이 그리울 때마다 사게 된다는 것이다.
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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