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간다
며칠 전 ‘미스터 트롯’에서 다시금 들은
‘봄날은 간다’ -
배고픈 1954년, 백설희 곡으로 나온 뒤
소리군이라면 한번씩 거쳐 간 노래 중의 노래
아내는 내게
목사가 무슨 가요냐고 하지만
나는 이 노래가 뜨면 일단 주저앉는다
그리고 숨 가쁜 내 삶의 고삐를 늦추게 된다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넘어
처연한 인생의 허무를 상기시켜 주지 않는가
온갖 요란스런 세상 사람들을 보라
분명 ‘봄날은 간다’를 모르거나 망각했을 터
가는 봄날, 그런 뒤에 필연이 다시 피어 오를
그날을 오늘도 나는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