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가
이것도 분가일까
딸네 이사를 마치고 돌아오니 집 안이 휑하다
아내의 한 마디 -
애를 두 번 시집 보낸 것 같네
세 식구가 해외살이 마치고 돌아와 같이 산 지 삼개월
서로의 호흡이 닿을 듯한 좁은 집에서 복닥거렸다
손주는 오면 반갑고 가면 더 반갑더라지만
내게는 아이의 부재가 단연코 더 많이 허전할 듯
퇴근만 하면 놀자고 매달려 끝내 힘이 부쳤었지만
더 열심히 즐겁게 놀아 줄 걸
어느 나라 속담이던가
죽을 때까지는 그 모든 게 삶이라고
이렇게 또 한 고개를 넘어선 듯하다
크고 작은 고개들을 넘고 넘는 게 사람 사는 것 아닐까
“무엇을 가리켜 이르기를 보라 이것이 새것이라 할 것이 있으랴 우리가 있기 오래전 세대들에도 이미 있었느니라”(전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