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뜬금없이 과거의 한 날이
마치 오늘인 듯 다가오는 때가 있다
나의 첫 담임 목회지는
아담한 크기의 개발지역의 교회였다
수개월이 지나던 그 날 알게 되었다
K여집사가 결혼을 안 한 채 살고 있다는 것을
사실 결혼식을 못 한 거지
잘살고 있었고 아이는 벌써 초등생이다
허지만, 이 목회 초년생의 눈에는 그게 용납될 수 없다
교회에 광고를 내고 집사직을 박탈했다...
이건, 세월이 간 후 내게 한숨을 남겨준 사건이다
꼭, 그렇게, 해야, 했을까
현장에서 잡혀 온 여인에게 돌을 집어든 자들
그들 앞에서 땅의 글을 쓰신 주님
그날 주님이 쓰셨다는 그 글이
새삼 궁금해지는 저녁이다
“그들이 묻기를 마지 아니하는지라 이에 일어나 이르시되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하시고” (요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