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등만 기억하는 괜찮은 세상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요즘 개그 프로에서 접하는 토설이다.
점잖은 사람이 입으로 옮기기에는 좀 거친 표현이다.
그럼에도 별 문제없이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있는 것은... 다수의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는 얘기일거다. 왜? 사실이 그렇기 때문.
어디를 가나 어느 자리에나 1등은 있다. 대개는 단 한 명이다. 그러기에 절대 다수는 피해자(?)로 남는다. 박탈감을 느낀다. 그러다보면 자조나 분노를 유발하기도 한다.
이번에 동계 올림픽에서 이상화가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 체구 작은 동양인이 이룬 스피드에서의 승리.... 감격과 경악이었다.
그 이튿날 이상화에 대한 보도가 방송에 떠오르기 시작했고 신문의 지면을 점했다.
놀랍게도 그는 피겨의 여왕(!) 김연아와 거의 같은 연배의 스케이터였다. 상화 역시 만만 찮은 메달 전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번번이 연아에 가려 그는 무명으로 지낼 수밖에 없었다고... 이번에도 그런 설움을 안고 이를 악물고 경기에 임했고 드디어 그 한(?)을 풀게 되었다고... .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 맞는가 보다.
일등만 내세우고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는 것이 세상인가 보다.
축구 경기가 끝 난 뒤에도 꼭 골잉한 슈터만 떠오르지 않는가. 막상 슛보다 더 결정적인 어시스트는 가려지지 않는가.
그렇다고 설워하지는 말자.
우리네 인생이 그렇다. 곳곳에서 투쟁하고 피터진다. 내가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질주하며 격돌한다.
그러나 세상이 우리의 마지막 답은 아니다.
더구나 사람들의 알아줌이 정답은 아니다.
그것을 아는 자가 바로 그리스도인이다.
그렇다면 꼭 1등 안 해도 된다.
여기서 꼭 유명해지지 않아도 된다.
나만의 가치, 나만의 신념을 가지고 가는 자가 멋이 있다.
거기 진정한 행복이 있다.
그게 과연 누구인가? 그리스도인들이다. 그래서 이 세상을 외국인 처럼 때로는 나그네처럼 가는 자들이다. 바람처럼 가는 이들이다.
목회자의 세계도 그런 것 같다.
1등만 신문과 방송에 나온다. 거기 나오는 이들은 전체 목회자들의 1%도 결코 안 된다. 어느 교계 신문을 봐도 그 알 만한 사람들의 마당이다. 번갈아 등장하는 그들 만의 잔치이다.
그러나 그들을 비난하거나 반면에 자신을 자학할 일도 아니다.
아... 그들은 그렇구나 하면 된다.
거기에 얼굴이 나오지 않아도 괜찮다. 나와도 괜찮지만 안 나와도 상관이 없다.
우리의 진정한 가치는 그런 것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의 자기 가치 기준을 사람의 평가나 환호에 두지 말자. 박수에 두지 말자.
그러면 비참해진다. 왜 결국은... 다 잊기에.
국립묘지에는 조국을 위해 전사한 이들의 비석이 있고 그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그러나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수많은 사람들, 무명의 용사들이 있다.
그들의 가치는 전율 그 자체이다.
히11장에는 믿음의 영웅들의 명단이 나온다. 알만한 이름들이다.
그러나 그 뒷부분에는 ‘그들...’ ‘어떤 이들‘이 나온다. 일일이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숱한 선진들이 있다는 의미이다.
세상을 살아가며 욕심도 나고 주목도 받고 싶다.
그러나 아침마다 그것이 허망함을 기도 가운데 확인한다.
내가 어디서나 주목받아야 하는가? 어디서나 머리이어야 하는가? 일등이어야 하는가?
그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그리고 그렇게 살면 필경 평생 불행한 사람이 된다.
1등은 하나이다. 나머지 절대 다수는 1등이 아니다. 그저 다수이고 대중이다. 2등이 있어야 1등이 있고 꼬리가 있어야 머리가 있다.
다수의 가치, 무명용사의 가치를 낮추지 말라.
혹자가 말하기를, 하나님은 평범한 사람들을 더 사랑함이 분명하다. 왜? 그들을 더 많이 만드셨기 때문이라 했다.
폴로우어가 있어야 리더가 있다. 국민이 있어야 대통령이 있다.
평범한 우리들 만세! 사람들의 시선에 매이지 않는 사람들 만세!
최후의 승리를 기대하며 오늘을 여유 있게 가는 순례자들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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