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그리고 목양/목양 칼럼

낯가림도 죄이다

johnleejw 2010. 7. 18. 15:34

낯가림도 죄이다

 

성도들의 교제는 교회의 본질 영역에 속한다.

그런데 이것이 원활히 잘되는 교회란 쉽지 않다.

 

한 영혼 구하기가 그렇게 어려움에도 막상 내 교회에 새로이 들어 온 가족에게 경계심을 보이며 심지어는 배타하는 예들도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이것은 악의적인 경우이다.

 

그런데 그런 경우 말고 이런 예도 있다.

즉 기존 교우가 갖는 낯가림이다. 여간해서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잘 열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기질적으로 낯가림이 심한 경우이다.

 

영국에서 지낼 때를 생각한다. 세미 디대티의 구조라서 한 건물의 반쪽은 다른 집이었다. ‘피할 수 없는 이웃 ’이다. 그럼에도 한동안은 교제가 안 되었다. 그 이웃 할머니가 어쩌다 마주치게 되는 경우에는 얼른 피해서 들어가곤 했기 때문이다. 바로 왼쪽에 연해 있는 집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이방 땅에 온 동양인은 마음이 썰렁할 밖에.

그러다가 작심하고 눈에 보이기만 하면 먼저 인사를 건넸다.

‘ Hi...’

보라. 저들은 나를 배타하고 있지 않았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반색하며 마주 인사를 건네 오는 것이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마당에서 눈을 치우며 지나가는 모두에게 인사를 건넸다. ‘메리 크리스마스..’ ·

100% 모든 행인이 더 반갑게 화답해왔다. ‘메리 크리스마스!’

그런 경우들이 지나면서 깨달은 것은... 아, 저들은 이 동양인을 무시해서가 아니라 본디 shy 해서 그렇구나.

 

가만히 보면 우리 교우들 중에도 그런 이들이 있는 것 같다. 마음은 원이로되 몸이 안 따라주는 것이랄까^-^.

 

우리는 교제의 폭을 제한하지 말아야 한다. 너무 사람을 가리는 습성이 내게는 있지 않은가 돌아보자. 누구는 좋고 어떤 사람은 싫고... 누구와는 인사를 나누고 누구에게는 외면하고.

그러지 말자. 나는 결코 절대 기준이 아니다. 내가 완벽한 자가 아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 그러해라’는 주님 앞에서 낯가림은 죄이다.

 

만일 그런 식으로 내 교제의 대상을 제한하고 마음을 닫는다면- 하나님 앞에 나는 어떤 존재였을까. 나 역시 그 분께 가당치도 않은 자가 아니었을까.

 

무조건 여시고 무조건 받아주신 은혜... 그 은혜로 오늘도 내가 하나님의 자녀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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