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그리고 목양/목양 칼럼

WCC개최에 대한 생각

johnleejw 2013. 1. 30. 16:50

벌써 오래 전, 신학 과정 이후의 공부를 위해 초교파 신학교의 한 이후 과정(Th.M)에 들어갈 때의 일이다.

           (참고로 본인은 예장 합동측 총회에 속해있다).

 

 

그때 면접 담당 교수는 ‘1959년의 예장 합동과 통합의 분리의 이유는?’을 물었었다. 물론 나는 이때 W.C.C의 문제라고 답을 말했다. 신학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W.C.C에 대하여는 익히 아는 바였다.

그러나 질문 했던 이는 그건 표면적인 이유이고...’ 라고 함으로써, 그 분리 이면에 깔린 교회 정치적 혹은 파벌적인 문제를 암시했다. 즉 교과서적인 답을 한 나를 겸연쩍게 만든 분위기였다고나 할까...

 

근자에 W.C.C의 부산 개최에 대하여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어쩌다가 통합의 얼굴이랄 수 있는 김삼환 목사가 그 준비위원장을 맡았다그는 분명 우리가 아는 바의 W.C.C.의 흐름과는 많이 다른 인물이다. 새벽 기도로 교회 성장을 이루어 낸...

 

우리 같은 교회 정치 문외한이 그 우여곡절은 알 턱이 없으나, 아니나 다를까 그의 목회적 삶이 배어난 공동선언을 했다. 그로 인해 그는 W.C.C 본래의 진영으로 부터도 뭇매를 맞는 듯하다.

우리 쪽에서는- 누가 일회적으로 선언문을 발표했다고 해서 W.C.C가 달라지겠느냐며 의심의 끈을 늦추지 않는다. 그래서 또 김목사와 악수를 한 우리 교단의 목사들 마저 눈총을 받고 있는 것 같다.

 

나의 개인적 소견은 그렇다.

애초에 그 일은 다른 집의 잔치였다.

한 동리 중간 즈음에 두 집이 있다. 두 집은 내왕을 잘 하지 않는다. 이들은 사실 사촌 간이었다. 다른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라할까.

 

그런데 한 집이 자기와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잔치를 열게 되었다.

 그것을 보다 못한 이쪽 집에서는 현수막을 써 붙혔다. ‘잔치 개최 포기하라

 

과연 그럴 ... 필요가 있는가.

그러자 다른 주변의 집들은 이 이상한 광경을 보면서 혀를 찬다. 쯧쯧...

 

지금, 우리의 현실은 다른 교파나 교단의 행사를 놓고 왈가왈부할 때가 아니다. 즉 그런 문제로 자중지란을 펼칠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건 너나 잘 하세요의 상황이다. 내부가 이루 말할 수도 없다. 

 

전선을 넓게 펼칠 여유가 없다는 얘기이다. 

더구나 이런 싸움의 주변에는- 기독교를 의도적으로 배타하는 세상 사람들의 눈도 있다.

 

가뜩이나 수세에 몰린 한국 교회... 이 사회 속에서 교회와 목사는 무엇인가. 자기 안의 들보를 감당하기 어려운 처지 아닌가.

이런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하는 작금에, 한 기독교 대회의 개최를 놓고 '교회들 끼리' 무슨 사생결단 같은 다툼은- 얻는 것 보다 잃는 것이 배나 많다는 생각이다.

사실 우리는 천주교가 무슨 대회를 연다고 비난할 이유가 없고 불교가 무슨 큰 행사를 개최한다고 가로막아서는 안되는 것 아닌가.  WCC를 찬동하는 이들이 모여 여는 대회... 여기에 제 삼자가 개입하는 일은 논리적 모순이 생긴다. 

 

차제에 각각 교단의 신학적 입장을 다시 정리하고 바른 교회관을 세우는 일을 하는 것은 좋을 수 있다.

그러나 제발 '남들 앞에서' 형제- 주님은 그렇게 말씀하실 것 같다-와 멱살 쥐는 일은 안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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