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그리고 목양/목양 칼럼

‘여목사 안수 남발’을 우려한다

johnleejw 2013. 2. 7. 11:17

 

 

여목사 안수 남발을 우려한다.

 

 

한국사회에서 60, 70년대에 가장 흥행을 누린 것은 아마도 신학교일 것이다.

도시교회는 사람들이 밀려들어오고 특히 청년들이 교회마다 그득하였다. 그 당시 교회만큼 재미있는 곳은 없었다. 연애를 하려해도 교회가 '가장 훌륭한 마당'이었다.

 

당시 실시되던 대학 입학 예비고사는 대학 갈 능력 있는 학생을 걸러내는 제법 비좁은 관문이었다. 거기서 떨어지고 재수 삼수하는 청년들이 상당히 많았다.

그즈음 교회 안에서 자주 들리는 말이 있었다.

너는 신학교나 가라’. ‘자꾸 예비고사에서 떨어지는 것을 보니 하나님의 뜻이 아닌가 보다’(공부를 안했다거나 실력이 없구나가 아닌).

그렇게 해서 예비고사 없이도 갈 수 있는 - 아무나 갈 수 있던 - 신학교에 가는 청년들이 많았다.

 

물론 이 경우의 신학교는 정체불명의 무인가 신학교들이었다.

어느 교회의 한쪽 방에서 하거나 상가 2,3층에 세 들어 아무렇게나 운영되는 학교들이 우후죽순이었다. 심지어 그냥 우편 통신으로만 공부하고 졸업식을 하는 학교들도 나타났다.

 

그렇게... 세월이 갔다.

그로부터 3,40년이 되었다. 당시 그렇게 신학교를 나온 이들이 교회를 개척했고 목사가 되었고 목회를 했다. 그들은 시대적 교회의 흐름을 만들어내게 되었다. 그 결과가 - 오늘의 한국 교회이다.

그들이 그렇게 목사가 되었듯이 꿩잡는 게 라는 속담이 교회 목회 현장에 통용되게 되었다. 교회와 교회가 라이벌이요 경쟁 대상이 되었다. 기복주의, 물량주의, 신비주의라는 질병들이 교회를 만신창이로 만들었다.

시장거리에서 약을 잘 파는 사람이, 신학교를 나와서 교인을 더 빨리 모아들였다.

교회는 대형 교회와 평생 미자립 교회라는 양분된 구도를 형성하게 되었다.

많은 목회자들은 목회 사역이 아닌 목회 사업이라는 왜곡된 의식을 은밀히 공유하게 되었다.

 

이제 인터넷 시대에 진입한 한국교회는 목회자들의 탈선과 교회의 분쟁 상태를 온 세상에 공포하는 현실에 내던져졌다.

잘못 양육된 교인들은 그저 종교 생활에 익숙해진 채 교회의 장로가 되고 권사가 되어 교회를 자기들 의사에 좋은 대로 집단화 세력화하기 시작했다. 거기 진력이 난 사람들은 교회를 떠나기로 했고 나아가 교회에 대한 안티 세력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젊은 세대는 교회 밖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교회마다 주일학교라는 모판이 눈에 띄게 메마르기 시작했다.

이제는 그 신학교 호황의 시대도 갔다.

숫자를 헤아릴 수 없던 길가의 신학교들은 많이 잦아들었다.

정규 신학대학들 마저 그 지원자 숫자가 이전 같지 않다.

그런데! 이 즈음에 심각하게 살펴봐야 하는 것이 바로 여목사 안수이다.

어쩌면 그 호황기도 지나버린 철 지난 신학교를 다시 살릴(!) 치외 법권의 영역이 아닌지....

마치 관찰 사각지대와도 같고 통제의 길도 없는듯하다.

 

우리 교회에서 있었던 한 여전도사의 경우도 그러하다.

한동안 소식이 뜸했었는데 어느 날 자신을 목사라고 하며 나타났다! 그의 자질을 알 만큼 아는 연고로 아연실색 할 수밖에. 신학교 출신의 여전도사들이 모이는 자리에는 서로를 목사라고 부르는 이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한국 교회에 여전도사의 자격 기준이 있었던가? (이는 신실한 여사역자들을 모두 폄하하는 말이 결코 아니다). 대충 교회가 인정하면 어디서 어떻게 신학을 했던지 사역자로 가동해왔지 않은가. 그런 그들이 갑자기 어디서 목사 안수를 받고 등장한다!

 

어차피 무인가 신학교인데 무자격 여목사를 양산한다 해서 누가 탓할 수 있으랴.

기도원을 운영하던 원장들도 어느 날 목사로 둔갑한 안내장을 돌린다. 물론 그들 중 다수는 편향된 신앙과 신학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러다보니 어느 군소 교단은 그 회원 목사의 3분의 2이상이 여자라고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여성도 목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준비되고 갖춰진 이라면 성직 안수문제에서 남녀를 넘어설 수 있다고 본다. 이미 선교지 등에서는 남자 선교사 이상으로 맹활약하는 여선교사들도 많다.

그럼에도 조건은 분명하다. 여목사도 제대로 준비되어야 한다.

자질과 자격에 있어서 분명한 기준으로 세워져야 한다. 미달하는 자들은 배척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채 여목사 안수가 남발하면서 이대로 시간이 간다면- 또 세월이 지난 뒤 한국 교회는 예상 못한 부끄러운 나락으로 떨어져 내려갈 것이다.

 

그럼에도 보라.

다음은 이 순간에도 버젓이 학생모집을 하는 한 신학교의 홈피 내용이다. 마치 무차별 호객을 하는 듯하지 않은가. 이 얼마나 무책임한 일들이 각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그 결과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수업진행은 어떻게 합니까?

수업은 온라인 강의(동영상.오디오)와 신학교재를 메일로 전송해서 하게 됩니다.

기간을 단축하기 원하는 학생은 교재를 우송해 드립니다.

*기간 단축을 할 수 있습니까?

가능합니다. 과목이수를 하시면 다음 학기로 넘어가기 때문에 노력하시면 어느 정도 기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4년 과정을 2년 정도).

*입학의 년령이나, 그 외 특별한 기준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하나님께 받은 분명한 소명만 있으면 됩니다 .

*여목사 안수제도가 있습니까?

여목사 안수제도가 있습니다. 기도원 원장이나 원목의 경력이 있으신 분은 학점 혜택이 주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