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만의 함정
선교지 일로 태산에 오른 적이 있다
감개가 무량 할 밖에
아, 이게 그 태산이란 말인가!
그런데 감동과는 달리
실망이 스멀스멀 피어 올랐다
이게 태산 맞아?
결코 높지도 않고
그리 크지도 않은 산
주변이 대개 평지라서 이 산이 높아 보였다 한다
히말라야 산맥의 얘기를 들었다
고산준령이 이어지고
거기 8,848m 세계 최고의 산도 있다
거기서는 웬만히 높은 산은
달리 주목도 받지 못한댄다
상향 평준화다
오늘 우리는 영적인 세계를 살아간다
그런데 이토록 느슨한 연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그저 고만고만한 구릉에 불과하지 않을까
주위를 둘러보고 자위할 일이 아니다
다른 교인을 보고 다른 교회를 보고 자만할 일도 아니다
다른 이를 비판한다고 그게 내실력도 아니다
이 아침 시에스 루이스의 진단을 눈 여겨 본다
‘사실 가장 안전한 지옥행 길은 한걸음 한 걸은 가게 되어 있다. 그것은 경사도 완만하고 걷기도 쉬운데다가 갈림길도 이정표도 표지판도 없는 길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