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그리고 목양/건강한 교인이 알아야 할 200가지

자존감 지키기

johnleejw 2009. 10. 23. 22:18

자존감 지키기

 

고등학교 시절에는 자취를 했다. 구공탄 냄새가 가시지 않던 신길동의 좁은 골목. 그 끝의 흙벽돌 집에서였다.

많이도 배고팠고 서럽게 추웠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마음이 송곳 같아졌다. ‘살찐 놈’들이 괜히 밉고 세상 사람들이 다 싫어졌다. 그때 깨달은 것이 있다. 내 형편이 가파르면 남을 넉넉히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 괜히 삐딱해지기 쉽다는 것을.

 

공부 많이 한 사람보다 안한 사람이 살기 쉽다. 공부 많이 한 사람은 ‘괜히’ 욕먹을 확률이 높다. ‘대학 나오면 다야?’.‘뭐 유학 갔다와도 별거 아니더구먼’. 주변에서 자꾸만 딴지를 건다. 더구나 이 시대는 ‘잘난 놈 꼴은 보기싫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앞에 가는 사람은 누구이든 끌어내린다. 그래서 교회 안에까지 그런 분위기가 들어온다. 괜히 삐쭉거린다.

그러나 그리스도 안에서 견실한 자존감을 가진 그리스도인은 이런 경지를 넘어선다. 누구를 대하든 넉넉하다.

내가 부자가 되든 가난하든 많이 배웠든 그렇지 못하든- 거기에 매여 살지 않는다.

 

가끔 길에서 작은 차에 두꺼운 타이어를 낀 차를 보곤 한다. 자동차 정비를 오랫동안 해 온 사람에 의하면, 그게 좋은 것이 아니란다. 그건 마치 발이 작은 사람이 무조건 큰 신발을 사 신는 것 같아서 오히려 불편하고 무리가 온다고 했다.

같은 이치로, 작은 배에 너무 큰 돛을 달아도 그 배는 결국 뒤집히고 만다. 작은 상(床)에 너무 많은 음식을 차려놓아도 마찬가지이다. 그 상도 결국 주저앉게 된다.

사람들은 너 나 없이 보다 높은 자리, 더 많은 돈을 추구한다.

하늘 높은 인기를 원한다. 그러나... 내 몸에 맞는 옷이 가장 편하다. 내 발에 맞는 신발이 최고다. 그것이 행복이다. 바울은 그래서 일찍이 ‘자족의 비결’을 알려줬다.

 

(빌 4:12) 내가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에 배부르며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최근에 발표된 한 조사 결과에 의하면, 우리 국민의 대다수는 부자란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번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부자를 존경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럼에도 답변자중 94%는 부자가 ‘되고 싶다’고 대답했다고. 모순의 극치이다. 게다가 그들 대다수의 사람은 10억 이상은 모아야 부자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질에 대한 집착은 우리 시대에 너무나 많은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성도들에게도 비켜가지 않는다.

오늘의 많은 교인들의 문제는 자신이 지닌 하나님의 자녀라는 이 엄청난 신분을 지니고 사는 사람답지 않은 주눅 들음이다. 천국의 기업을 확보한 사람으로서는 너무 초라한 모습으로 두리번거리며 산다는 것이다.

왜 그런가. 주일 예배를 마치고 문을 나서는 순간, 우리의 눈은 세상의 가치로 충만해진다. 부자는 돈 많은 사람일 뿐, 잘사는 사람은 아니라고 아무리 가르쳐도 자꾸만 마음이 휘돌리기는 마찬가지이다. 세상을 사랑하되 마음과 뜻과 정성을 다해 전심으로 사랑한다.

 

그래서 다단계 판매를 한다는 곳에 가보면 목사 장로, 권사,교인들 천지라고 한다. 안된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 근면하고 부지런하게 살아야 한다. 그러나 세상의 기준으로 자신을 비하시켜서는 안 된다. 또 그런 눈으로 다른 사람을 봐서도 안 된다.

주님도 분명히 알려주셨다.

 

(눅 12:15)모든 탐심을 물리치라 사람의 생명이 그 소유의 넉넉한 데 있지 아니하니라

 

결코 행복이 소유에 있지 않다.

건강한 교인은 자긍심이 있다. 거룩한 자존감을 결코 세상 앞에서 내려놓지 않는다. 그들만이 세상이 감당할 수 없다.

성도들 간에도 세상의 성취의 잣대로 서로를 재지 않는다. 비록 초라하고 비좁은 집이라도 기꺼이 열어 성도들과 둘러앉아 예배도 드리고 교제도 한다. 어떤 경우에도 여유롭다.

한 나라를 다스리던 왕이 있었다. 왕은 마음이 언제나 불안하여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다. 어느 날 왕은 회의를 소집하여 자신의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자 한 원로가 『폐하의 병은 이 나라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의 속옷을 입으면 나을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왕은 즉시 그런 사람을 찾아오라고 명했다. 며칠 후 데려와진 사람은 평범한 농부였다.농부는 속옷을 달라는 왕의 말에 당황하며 말했다.『폐하 저는 속옷을 입지 않고 지내는 천민입니다』

 

(잠 30:8) 곧 허탄과 거짓말을 내게서 멀리 하옵시며 나로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내게 먹이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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