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저마다의 삶

삶은 엄숙하다

johnleejw 2010. 11. 21. 14:56

잠시 하룻길 고향을 다녀왔다.

이미 가을걷이가 끝나버린 썰렁한 들판.

 

형님 내외와

고향 냄새 물씬한 식탁에 앉았다.

 

후식으로 밤이 나왔다.

이토록 기름지고 알이 굵은 밤이란!

 

‘그거 **이네 땅에서 나온거예요. 교회가 그땅을 샀거든요. 그랬더니 밭가장자리 뚝에 밤나무들이 주욱 서있는데 그 밤이라니까요...’

 

아! **이.

아직도 기억에 선연하다.

 

부친이 세웠던 주포교회.

아직 흙벽돌로 지은 작은 교회당...

 

어느날 저녁인가 안에서 예배하는데 밖에서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벽이 흔들렸다.

**이와 그 또래 들이 커다란 바윗돌을 교회 벽에 내리친 소리였다.

그렇게 그들 가족은 교회를 핍박했었다.

 

세월이 흘렀다.

그들 부모는 세상을 떠났고 ** 형제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놀음하다가 패가망신했다는 소문도 돌았다.

 

결국... 그들의 밭을 교회가 사들인 것이다.

엄연한 생의 교훈이다.

 

삶은 심은 대로 거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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